1. 공무원 공부에 집중하느라 이 일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경우다.막연히 공부만 하고 사회생활을
안 해보고 들어간 사람들은 적응하지 못하고
병가를 내거나 그만두는 경우가 있다.
버티질 못하는 것이다.
직렬별로 다르지만 보통 민원이 많고
스트레스가 심한 직업이다.
특히 창구 앞에 노출되어 앉아 있는 경우
이것도 적성에 안 맞으면 괴롭다.
생각 없이 그냥 직렬을 정해서 친 경우나
막상 들어갔는데 내 생각과 다르다거나
적성에 안맞거나 해서 나오는 경우도 많다.
2. 니 이름 들어간 것은 니 책임,
니 담당 일은 니가 해결 해이다.
소송을 당해도 내가 알아서 해야 한다.
일반 행정의 경우 처음 들어가면 동사무소에서
시작을 하고 나는 말단이다.
그러나 이곳은 그 지역 토박이들이 주름 잡고
있고 내 위의 상사들과 친하다.
법적으로 안 되는 일도 위의 상사가
내가 잘아는 사람이라고 해주라고 하면
안 해 줄 수가 없다.
그러나 꼭 문제가 터지는데 내이름 서명이
들어갔기 때문에 내 책임이다.
상사가 책임 진대 놓고 쏙 빠진다.
소송이며 불려 다니는 것도 나 혼자 다 해야 한다.
3. 돈이 적다.
이것은 상대적이다.
돈 때문일수도 아닐 수도 있다.
여성일 땐 처음엔 적을 수 있다.
남자들은 군대호봉을 쳐 주기 때문에 조금 낫다.
그러나 10년 후는 다르다. 본봉은 낮을지라도
수당이나 기타 돈이 많다.
물론 실 수령은 적을수 있으나 나중에 연금을
생각하면 괜찮다.
4. 워라밸이 없다.
나도 처음엔 일이 편한데 돈은 많이 받고
일 안하면서 수당도 타먹는 꿀 직업인줄 오해했다.
실제로 내가 본 것은 야근도 많고 민원도
많고 새벽에 불려 나가는 경우도, 명절에 일하는
경우도 많았다. 대부분 젊은 공무원들은 추가수당
안 받고 쉬고 싶어한다. 직급 있거나 나이 있으신
분들은 추가 찍으려 주말도 나오고 저녁에 일
없는데도 있고 하는 경우도 있다.
5. 일의 배분이 엉망이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 몰아주고,
밑에 직원 중 불만 이야기 못하는 사람한테
더 많이 주고 일의 양이 다르다. 이것 상급자의
역량에 따라 다른데 지가 일 안 하는 사람은
이런 배분도 엉망으로 한다. 고로 상급자를 잘
만나야 하고 너무 심하게 몰아 주면 반항도 해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호구되고 한번 찍히면 나만 일 다한다.
너무 일 잘하는 티를 내면 안 되고 적당히 중간이 좋다.
6. 아무도 일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인수인계라는 개념이 없다.
비리나 유착을 막으려 순환 근무를 시키는데
이게 어이없는 게 일에 쫌 익숙해 지려고 하면
갑자기 딴 곳으로 발령 낸다. 1년 일지 3년 일지 모른다.
발령을 받으면 이전 근무자는 다른 곳으로 가고 없다.
특히, 처음 합격 했을 때 가면 나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눈치껏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알아서
해야 하는데 문제는 내가 맞게 했는지 모른다는 거다.
나중에 일이 터지면 수습하는 구조다.
위에 팀장이나 다른 사람들이 잘 알 거 같지만
자기 담당일이 아니면 잘 모르고
재수 없으면 그분도 거기에 같이 이동해 온 사람이면
나나 그분이나 똑같다.
이전 근무자 분에게 전화해서 물어볼 수는 있지만
많이 하면 안 되고 인수인계 하는 문서나 이런 것을
볼 수 없는 게 현직 공무원이 말하길 분위기가
"내 자리에 새로 온 사람이 일을 잘하면
그 사람이 잘하는 게 아니라 내가 무능력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가르쳐 주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또 하나하나 일일이 가르쳐 줄 수 없는 게
케이스가 너무 다양한데 내가 인수인계
종이에 적어준 대로 했다고 책임 소재가 발생할 수
있어서 안 가르쳐 준다고 했다.
또 나도 처음 개고생해서 배웠는데
너도 해봐라는 마인드라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든 생각이
공무원이라고 다 전문가는 아니고
또 경력이 오래되어 나이가 있으신 분도
그 자리는 처음 일 수 있구나 하는 것이다.
7. 건축직이나 돈과 관련된 부서는
민원이 정말 강력하게 온다.
일명 빌런들이 있는데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또라이한테는 상사도 겁을 먹는다.
칼 들고 매일 오는 경우도 있다.
문제 터지면 내가 경찰을 부르는데
이게 생각보다 많다.
처음엔 겁나서 울고 불고 하고 하지만
이것도 익숙해져서 나중엔 자연스럽게
119 부르거나 112 부른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는 상상도 못 했다.
내 담당 지역에 빌런은 여러 명이다.
실제로 듣고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여성 공무원은 일 할 때는 그나마 나은데 퇴근할 때
집에 따라올까 봐 무섭다고 한다.
근데 해결책은 없다. 각자도생이다.
8. 소송 당 할 일이나 감사당할 일이 의외로 일어난다.
내가 잘못한 경우도 있지만 나와 상관없이
부서별로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어떤 사건으로 뉴스에 나거나
동료 중에 자살한 경우도 한번 봤다.
9. 단순 업무나 반복되는 업무가 안 맞고
뭔가 창조적이거나 발전 가능성 있는 일을
하고 싶은 경우 그만둔다.
주로 일을 잘하거나 능력이 있는 사람 중에 많다.
내가 겨우 서류나 떼 주려고 몇 년 공부했나 싶고
현타가 온다고 한다.
안정적인 게 맞는 사람은 만족하면서 일한다.
공부 다시 해서 7급으로 시청 쪽으로 들어가던지
아님 아예 대기업으로 다시 들어가던지 한다.